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 퀴블러로스 죽음의 5단계.
탄생과 죽음, 사랑과 증오, 마음과 몸, 아이와 노인, 남자와 여자, 돈놀음, 보호받지 못 하는 노동 실태, 조절되지 않는 욕망과 욕구, 욕심.. 이러한 것들이 집약적으로 모여있는 이상하고 괴팍한 온갖 권력관계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신기한 집단, 사회, 세상..
쉽게는 그 매듭이 좀처럼 풀리지 않을 거 같다라는 마음에서 기인한 불안감과 초조함, 답답함.. 그러한 마음들이 군데군데 각각 여러가지 얼굴들로 채워져있는 불행한 울타리 속 사람들. 그 울타리에서 벗어나가기 힘든 구조적 모순과 한계..
이 특이한 공간에서 하루를 살다보면.. 우리는 이러한 것들로부터 감각이 무뎌져.. 어느덧 평범함을 가장한 보통의 일상이 되어버린 삶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이처럼 사회의 전체적 모순과, 역행하는 시대적 사고방식의 폐해가 주는 허탈함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르지만.. 갈수록 피폐해지는 삶의 그늘은 더욱 우리를 더 짙은 어둠으로 내몰게 한다. 때문에 내면 깊숙이부터 발현되는 회의감은 오늘도 우리의 어깨를 강하게 짓누른다.
참으로 안타깝게도 우리는 개선되기 힘든 한계적 상황 속에서 그렇게 삶의 객체로 전락되어 하루를 살아간다. 다행히도 지금은 이러한 것들에 대한 문제들을 자각하고 고쳐나가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 강하게 공감하고 인지하고 있지만 무서운 것은 언제 또 이러한 것들로부터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그것들로부터 순응하는 흡수되는 삶을 살아갈지 깊은 우려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정말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내게 주어지는 세상적 시선들, 기대들, 관심들... 참으로 각양각색 다양하고 혼란스럽다. 하지만, 나는, 숭고하지 않다. 그저, 하루하루를 세웠던 신념으로 악착같이 버티며 살아가는 사소한 인간일 뿐.
일본 길거리, 작은 우체통을 보며 몇몇 생각들에 잠시 빠져본다. 스몰여행이 또 한번 내게 소중하고 중요한 깊은 고민의 시간을 선물해준다.
- 이해랑。
죽음이란 무엇일까?
죽음이란 과연 무엇일까? 인류는 항상 이 문제에 대한 생각으로 깊은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종교와 철학, 문화, 예술, 문명의 모든 그 출발에는 이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과학 지식의 발전과 역량이 극대화 되고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오늘날에 직면함에도 여전히 이 문제는 분명하고 확실한 결말을 결정내지 못하고 있다.
대개 우리는 죽음에 대해서, 한 생명체의 모든 기능이 완전히 상실하여 정지되는 그래서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상태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죽음이 갖는 온전한 생각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하는 확실한 결론을 얻기가 매우 힘들기에 이에 대한 생각은 매우 다양하고 여러가지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해석에 관하여 자기 자신의 생각에 비추어 많이 바라본다. 이는 죽음에 대한 분명한 답변을 들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죽음이라는 것이 그만큼 우리의 삶에 중요한 부분이고, 누구나 한번은 겪어야 하는 피할 수 없는 사실이기에 그렇게 자기 자신만의 철학으로 죽음을 바라보는 거 같다.
죽음의 형태도 참 여러 모습을 가지고 있다. 천수를 다 누리고 기력이 쇠진하여 자연히 여러 기능이 정지하여 죽는 자연사가 있는가 하면,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뜻하지 않은 원인으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는 우연사도 있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오래 사는 것을 가장 큰 행복으로 생각했고, 제명에 따라 살다가 편안히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오복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인간을 죽음으로 향하는 존재라고 규정한 철학자도 있고, 산다는 것은 무덤을 향하여 가는 발자국을 하나하나 딛는 과정이라고 말한 소설가도 있다.
어찌되었든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다 맞이한다. 그리고 그것은 삶의 긴 여정의 마지막이다. 그 어떤 누구도 결코 피하지 못하는 거부할 수 없는 숙명이다. 그렇다면 역시 죽음이란 진정 무엇일까? 또 다시 이에 대한 물음이 계속적으로 깊이 되풀이 된다.
죽음에 대한 인식
우리 나라 사람들은 예부터 죽음에 대하여 무척이나 외면하려 한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개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며 어떠한 어려움과 힘든 삶이어도 이 세상에 사는 것이 좋다고 삶에 대하여 강한 애착을 가진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죽음을 큰 재난으로 생각한다. 매우 두렵고 무서운 마음으로 죽음을 바라보기에 그에 대한 공포는 더욱 크게 느껴지는 듯 하다. 이 세상에서 누리는 다섯가지의 복 중 단연 으뜸으로 '오래 사는 것'을 여기는 것은 이러한 사실을 더욱 여실히 잘 보여준다.
하지만 우리는 죽음에 대해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절대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애써 외면하려 해도 우리는 그 무엇보다 죽음이 가까이 있음을 안다. 죽음이 늘 가까이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오복의 마지막은 ‘제명대로 살다가 편안하게 죽는 것’이다.
죽음은 어쩌면 이 작은 세상을 탈출하여 영원한 자유인이 되는 계기일 수도 있다. 다만, 마음가짐을 매우 맑고 아름답게 고요히 지녀야 한다. 온전히 자신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죽음에 대한 생각이 거듭될 수록 참으로 죽음이 갖는 고민의 깊이가 진정 매우 다양하고 어렵게만 느껴진다.
마무리 하며
죽음이 갖는 여러가지 의미에 대해서 아직까지도 뭔가 분명하고 확실한 답을 내리기가 정말 쉽지 않지만, 그래도 보다 면밀하고 진중히 죽음을 잠시나마 고뇌할 수 있게 되어 여러모로 많은 것들을 느꼈다. 일본 여행 중 문득 마주치게 된 작은 빨간 우체통을 보면서 전혀 관계없는 부분일 수도 있지만 문득 스쳐지나가는 죽음에 대한 물음에 진중히 내 자신을 바라보며 깊이 고뇌하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역시 여행이 주는 가르침은 실로 대단한 듯 하다. 전혀 관계가 없는 부분일지라도 이처럼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하니 말이다. 덕분에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인생을 다시금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 한번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소중한 시간을 갖게 되었다. 죽음에 대한 고민의 깊이만큼 앞으로 나의 삶에 대해서 더욱 온전히 바라보고 더욱 열심히 삶을 감사하며 순간순간을 소중히 살아야겠다.
일본 빨간 우체통을 바라보며 오늘의 여행을 마무리 해본다.
스몰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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