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228화평공원)갈매기에게도 고향은 있다. 타이페이 얼얼바평화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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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헤미안 여행기

대만228화평공원)갈매기에게도 고향은 있다. 타이페이 얼얼바평화공원!

by 이해랑의 여행 스토리 2017. 3. 9.

대만 타이페이 어느 한 공원에서.

유유히 흘러 내가 닿는 어느 곳이든 내 고향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좀 더 편안히..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아늑하고 포근한 그런 마음의 고향.. 쉼터가...  

갈매기처럼.. 가는 목적지를 미처 알지 못 한다 해도 바다 위를 날다.. 힘들면..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그런 존재.. 바다 위 작은 암석이라도.. 내게 주어졌으면 좋겠다.

 

삶을 살면서 부단한 노력과 함께 하루하루를 매우 치열하게 살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문득 평안히 쉴 수 있는 진정한 마음의 고향을 찾게 된다.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쉽게 잡을 수 없는 그것을 위하여 그리도 간절히 목메어 하루를 살아가는 것일까? 이유가 뭘까?

음.. 사회가 암묵적으로 약속한 그 구조적 틀 안에서 그저 맹목적으로 종속되어진 삶을 받아들이면 이 고민의 무게로부터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을까? 어렸을 때부터 지켜왔던 내 신념과 삶의 방향을 잠시 접어두고 그렇게 걱정을 가장한 무서운 주위의 목소리, 그 조언을 그저 따른다면 나는 진정 평화롭게 매일의 순간을 보낼 수 있을까? 행복할 수 있을까?!!

 

갈매기가 만일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움직이는 존재였다면, 그리 평화롭고 또 자유롭게 하늘을 이리저리 헤치며 날지 못 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갈매기도 어떤 것이든 시작조차 해보지 않은 채 미리 겁을 먹고 용기를 내지 못했을 것이겠지... 이에 나는 갈매기의 운명과 그 궤를 같이 한다.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그저 따르기만 하는 삶을 선택했다면, 지금의 도전적이고 용기있는 나는 아마도 만나지 못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늘 그래왔던 거처럼 그저 나의 소신을 지키며 부단히 내 길을 묵묵히.. 묵묵히.. 걸어가야겠다.  

그러나.. 머리로는 그렇지 않다고 애써 부정하려 해도, 밀어내려 해도, 어쩔 수 없이 지금으로서는 갈매기가 조금은 부럽게 느껴진다. 내게는 그런 갈매기의 작은 암석조차도 존재하지 않음에.. 갈매기가 참 부럽다. 갈매기는 자유롭게 자신의 마음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하늘을 날아다니며 힘들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암석이 있지만, 내게는 갈매기처럼 자유롭게 내 뜻에 따라 살아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그 자그마한 쉼터조차도 허락되지 않음에 갈매기가 참 부럽게 느껴진다. 나도 자유롭게 날다가 힘들면 잠시 쉬어가고 싶은데... 그렇게 살아가고 싶은데... 모든 것들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날 수 없기에 내 현재의 처지가 참 아쉬울 따름이다.

대만 타이페이의 한 멋진 공원에서 땅바닥에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를 주워 먹는 갈매기 두 쌍을 보며, 잠시 생각에 빠져본다... 역시 스몰여행이 주는 여정의 깊이, 그 묘미가 오늘도 내게 큰 가르침을 준다. 앞으로도 작은 부분의 여행마저도 소중히 여기며 꿋꿋하게 전 세계를 돌아다녀봐야겠다. 


- 이해랑.

얼얼바 평화 기념공원(2·28 화평 공원)

지역 : 타이베이 메인 스테이션 주변

현지명 : 二二八 和平公園

영업시간 : 매일 05:00~24:00

주소 : 100台灣台北市中正區凱達格蘭大道3

전화번호 : +886 2 2389 7228

입장료/이용료 : 무료

찾아가는 방법 : 지하철 臺大醫院(NTU Hospital)에서 하차. 1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찾을 수 있다.

 

타이페이의 중심부에 위치한 2·28 화평 공원은 크고 울창한 나무들이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는 넓은 도심 공원으로, 아침 일찍 공원을 찾으면 태극권과 체조를 하는 사람들로 공원이 매우 꽉 찬다. 넓은 부지 안에는 연못, 무지개다리, 산책로와 노천 음악당, 2·28 기념관과 기념비, 국립 타이완 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원래 이 공원의 정식 명칭은 타이페이 신공원(台北新公園)’이었다. 그러나 1947228일 국민당 정부의 폭압에 항거하여 대만 국민들이 시위를 벌이자 대만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이곳에서 수만 명의 대만 국민들을 학살하였다. 이를 2·28 사건이라고 하는데, 대만 현대사의 비극인 2·28 사건이 발발한 장소이므로,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2·28 화평 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 당시 참혹했던 모습과는 반대로 오늘날에는 여유롭게 한가히 산책하는 시민들과 벤치에 앉아 사랑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연인들, 그리고 가족 단위로 나들이 나와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로 공원의 모습은 매우 평화롭고 활기차다. 다만 공원 한가운데에서 금방이라도 하늘을 찌를 듯 뾰족하게 서 있는 기념탑만이 지나간 아픈 역사를 대신 말해 주고 있다.

 

2·28사건

대만은 약 50년 동안에 걸친 일제의 긴 식민통치시기를 끝내고 독립을 하였다. 그러나 중국 국민당이 공산당에 패배하여 대만에 들어오면서부터 새로운 갈등 국면이 시작되었다.

국민당 정부는 대만에서 원래부터 생활하였던 현지인들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정책을 펼쳤다. 그러던 중 1947227, 허가된 장소에서만 담배 판매가 허용되어 있던 당시의 상황에 반하여 노점상들이 몰래 담배를 판매하다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렇게 경찰들에게 폭행을 당하던 노점상들은 한 학생의 중재로 멈추는 듯 했으나 도중 그 학생이 총을 맞고 그만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이에 학생의 사망 소식을 접한 대만 국민들은 매우 분개하여 다음날 거리로 나오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동안 쌓였던 차별과 억압된 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정부에 반대 시위를 전개하였다. 시위 속에서 약 3만명에 이르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지금의 2·28평화공원은 그 당시에 안타깝게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고자 조성되었다.

2·28사건은 수만 명의 시민들이 대량으로 학살된 사건으로 대만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1988년 중화민국 정부 리덩후이(李登輝) 총통은 이에 2·28사건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사과를 표명하였고, 당시 사망하였던 시민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지금의 평화기념공원을 조성하였다.

 

국립 타이완 박물관(國立台灣博物館)

일제시대, 일본 건축가가 지은 건물로 그리스식의 입구와 돔형 천장이 매우 인상적이다.

얼얼바평화공원 내부에 위치해 있어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에서 찾아오기 매우 편하다.

대만의 문화, 역사, 자연환경, 원주민에 대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소재지 : 台北市 中正區 襄陽路 2(2·28 화평 공원 내 위치, 전화 : 02-2382-2566)

사이트 : www.ntm.gov.tw

개관 시간 : 10:00~17:00(월요일 휴관)

가격 : NT$20

위치 : MRT 타이다이위안(台大醫院) 역에서 도보 5.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간직한 대만 최초의 박물관인 국립대만박물관은 2·28 화평 공원 안에 소재해 있다. 박물관의 처음은 일제 강점기 시절, 1899년 설립된 대만 총독부 산하의 전시관으로 시작하였으며, 1915년 원래 천후궁(天后宮)이 있던 자리를 지금의 건물이 들어서면서 오늘날의 모습으로 변모하였다.

박물관의 상설 전시관에서는 대만의 동물학, 식물학, 인류학, 지질학 분야의 방대한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오로지 대만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생물들의 표본과 대만 나비 전시관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대만의 원주민 9개 종족이 사용했던 물건과 각 종족의 성인식 자료 등을 볼 수 있는 자료도 전시되어 있다.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국립박물관인 만큼 관련 연구 자료나 정보들이 많이 소장되어 좋은 학습 자료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에서 M8번 출구로 나와서 왼쪽으로 쭉 직진만 하면 나온다. 얼얼바는 2.28의 중국식 발음이다.

박물관 내부에 전시되어 있는 소장품만 해도 약 8,000점에 이른다. 박물관의 입장료는 20TWD으로 저렴한 편이다. 수시로 무료 관람 행사를 한다.

마무리 하며.

대만 2·28 화평 공원에서 많은 부분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2·28사건 당시 희생되었던 많은 대만 사람들의 죽음이 너무나 안타까웠고, 매우 슬펐다. 그러한 아픈 역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오늘의 나의 스몰여행도 역시나 내게 많은 가르침과 깨달음을 주었다. 훗날 다시금 이곳을 찾게 된다면 오늘 느꼈던 부분들이 추억으로 기억될 거 같다. 다음 여정을 또 기약해 본다.